모바일

Posted at May 05, 2010 21:48//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1. 모바일앱과 웹

얼마전 이 주제로 세미나도 했던 걸로 아는데, 생각을 계속 해보기 위해 메모.

며칠 전, 영화 예매를 하고 있었다. 메가박스도 롯데시네마도 앱이 있는데, CGV가 없다. 이런 설탕회사같으니, 하며 궁시렁거리며 웹사이트에 들어갔더니, m.으로 시작하는 모바일 페이지가 있네. 베타를 달고. 이 날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가 없어서 메가박스에 갔고, 오늘 CGV로 영화 예매를 해봤는데 무리없이 잘 된다.

cgv lotte mega
왼쪽부터 CGV, 롯데, 메가박스 예매 페이지

여러 플랫폼을 고려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사업자 입장에선 앱으로 패키징 하는 것보다 웹으로 만드는 게 자원 배분 측면에서 나을 거 같다. 나중에 윈모나 안드로이드에서도 CGV 예매 해봐야징. 각 플랫폼을 모두 고려하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배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잘 실감이 안되는데, 꽤 귀찮은 일이 아닐까 싶다.

근데 PC랑 다를 거 뭐 있다고, 이렇게 쉽게 거래 승인이 떨어져도 되나? 이거 보안에 문제 없는 거 맞누…. 이런 생각에 신용카드는 안쓰게 된다. 핸폰 소액 결재했다.


2. 평점시스템

영화도 그렇고 레스토랑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어딜가나 별 다섯 개 만점을 주도록 되어있다. 근데 늘 그렇듯 나와 취향 상관없는 ‘불특정 다수’의 평을 봐야 하는 게 맘에 안들고 선택할 때 불편하다. 엊그제 본 영화(킥애스)도 예매율은 0.4%인가로 제대로 낮았는데 완전 재밌어서 어쩔 줄을 몰랐으니까. 레스토랑은 어떤가. 윙버스 맛집 평가는 보고 있으면 가끔 너 알바지 가서 물어보고 싶을 때도 있고. 내 연락처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의 추천 리스트를 가까운 순서대로 볼 수 있으면 환상적일 것 같다. 오늘도 평점 시스템과는 전혀 관계없이 아날로그의 세상에서 추천 받은 영화(블라인드 사이드)를 골랐다. 동호, 재희님 고맙.

개인의 취향과 물리적 위치와 사회적 관계의 결합, 그리고 이 결합을 토대로 일어날 크고 작은 구매결정. 상상해보니 완전 재밌을 거 같다. :) 두근두근.

May 05, 2010 21:48 May 05, 2010 21:48


공부는 왜 하니

Posted at April 26, 2010 16:41// Posted in inspiration/text

주말에 우연히 tvN에서 하는 ‘공부의 비법’이라는 희안한 쇼를 보게 됬다. 영역별 일타강사(강좌 개설하자마자 마감되는 강사를 지칭)들이 나와서 애들을 협박해가며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인데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너무 뻔한 이야기를 참 구라빨 세게 잘도 한다. 이 정도 되면 선생님이 아니라 거의 엔터테이너 수준이다. 나만 믿으면 9등급이 1등급 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국정 교과서만 쓰는 게 아닌데 교과서만 보면 반드시 망한다나.

인강 시대에 이런 식으로 쉽게 공부방법을 알려준다면 도움이야 되겠지만, 질문이 틀렸다. 공부 잘해서 1등급 받고 좋은 학교 가면, 그 다음엔 뭘 할까? 그래봤자 어짜피 세계 100대 순위에도 못 드는 학교고 학부 우리 나라에서 안 나온 아이들도 이제 수두룩한데. 이젠 그나마 대학 입학 후에 술마시고 방황이라도 하던 시기도 없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맘 먹은 아이들의 학점 따기 레이스는 네버앤딩인데. 레쥬메 셀링하기 충분할 정도의 스펙을 갖추고 신입사원 시절부터 시원시원하게 쏴주는 (그러나 직원의 여가는 다 내끄야~! 라고 외치는) 회사를 가면, 그 다음은? 피라미드의 끝에 누가 누가 먼저 올라가나 묻는, 다시 반복되는 경쟁의 무한 루프.

A가 시계 산 거 자랑하더라. 모임에 B가 새 차 끌고 나왔어. C가 벌써 이사 달더니 아나운서 아무개랑 사귀어. 진짜 민간인이랑 다르긴 하던데. 나도 성공해서 연예인 만날까? D가 H대 어드미션 나왔대. “분발해야겠어.”

어느새 내 주변은 이렇게도 분발하는 사람들 투성이다. 다들 어디가서 스펙으로 안 밀린다. 어릴 때 생전 공부 못 한다는 소리 못들어보신 분들. 그러나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데 익숙하고 내가 1등급이라는 확신을 혼자서는 갖지 못하고 반드시 외부의 시선이 필요하다. 진짜로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또 무척 똑똑들 하지만, 그게 다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요만큼도 모른다. 내가 언제 행복한 사람인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심지어는 내가 느끼는 지금 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조차 계속 주변에 물어보고 확인 도장을 받아야 안다. 처음부터 바라보는 곳이 잘못되었으니 평생을 계속 분발만 한다. 제일 뻘쭘한 케이스는 사람들이 모두 성공했구나 박수치는, 꿈꿔온 그 순간을 맞이했을 때 중년의 사춘기가 와버린다. 여기서 잘못 삐끗하면 숭하게 늙는 게 어떤 건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시기 시작한다. 아이고….

삶에 의미를 찾는데 꼭 종교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적으로 채워지지 않은 분발은 껍데기 뿐인 결과를 돌려준다. 이 글은 또한 맨날 분발해야한다며, 불안감만 느끼면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내게 쓰는 편지다. 제대로 된 질문이 필요하다. 공부는 왜 하고 일은 왜 하고 사람은 왜 만나고 사랑은 왜 하나. 너는 왜 세상에 나와서는 밥을 축내면서 살아계시는가. 진정함 없이는 열심이 다 소용이 없다.

April 26, 2010 16:41 April 26, 2010 16:41


멸종 위기의 남자와 여자

Posted at April 24, 2010 07:46//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학교 다닐 때 군호랑 윰댕이랑 공모전 나간다며 남자 화장품을 주제로 뭔가 끄적거린 게 엊그제 같은데 시장은 급속도로 변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그루밍에 열심인 남자애들 찾기가 참 쉬우니까. 누나, @#$에서 새로나온 자외선차단제 써봤어요? 완전 좋던데. 새로 나온 무슨 무슨 팩은요- (심지어 남자 화장품도 아니다…. 난 그런 거 나온 줄 모르고 있었는데….) 자기 전에 녹차 티백으로 뭘 하라는 둥 수준급 전문가들이 아주 흔해졌다. 이게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건지 화장품 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선 결과인지는 나도 모르겠소만.

안상현님과 마사지샵 이야길 하다가 나 아는데는 다 피부관리 하는데라, 했더니 그것도 좋단다. 그루밍 너무 열심히 하지 말어!! 남자가 그러면 안 예뻐~ 라고 했더니 살짝 노친네 취급한다. 흑. 남자는 점점 예뻐지고 여자는 점점 거칠어지시니 결국 하나로 수렴할 거라나.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는 멸종 위기다. 울 팀의 워킹 맘들은 집에 아이두고 나오면 일하는 동안은 아기 생각이 안난단다고 하시니 언니들 대단해. 외려 아저씨들은 가족사진을 책상 위에 전시하며 아이 이야기를 할 때는 한껏 애틋하시다. 게다가 오늘 받은 충격. 서점에 피부 미남(!) 프로젝트라는 책이 버젓히 누워있었다. 어휴. 피부가 참 좋으세요, 이 말 들으려고 얼마나 애쓰면서 사는데 이제 피부 상태를 두고도 남자랑 경쟁해야 하는거니. 흑흑. 혹은 여자로서 시장가치 안에 내가 평생 벌어들일 수 있는 돈도 포함된지 오래라는 걸 이제서 인정하기 시작했다. 기정같은 예외를 제외하고 ㅋㅋ (자 이 자리를 빌어 @boogab 오라버니 울 기댕 거둬주어 고마워요 ㅎㅎ) 소개팅 하면서 전 결혼하면 일 안할건데요~ 하면 남자분들이 먼저 도망갈 걸. 남자들도 약아진 거지. 결정적 장점이 없다면 고만고만하게 다 과락은 면해야 한다.

양성성을 모두 갖춘, 외적 내적으로 훌륭한 젊은이를 지향하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예쁘장하면 됐지 똑똑하고 성공까지 해야하고, 공부잘했고 돈 잘벌면 됐지 훈남에 잘 관리된 피부와 몸매까지 자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건. :) 그러나 언제든 과도기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어두운데서 열심히 비비크림 바르셔서 인절미 같은 얼굴에 송충이 눈썹을 한 놈을 마주했을 때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거나 (신상아, 니 얘기야) 남자도 화장이 대세라니 메이크업은 하는데 주변 아무도 클렌징에 대해 강조해 주지 않아서 피부가 점점 안좋아진다거나, 이번 달 피부과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기 힘들다는 걸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남자분을 만난다거나 하면, 아 이건 뭔가요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윤희 언니가 서래마을에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제 남자다운 남자 찾으면 안된다며, 내 애를 나아도는 무슨, 평생 먼저 사귀자는 고백 한 번 안하고 살고 있는 이삼십대 남자가 수두룩 할거라며, 요새 남자들은 가능성을 무척 많이 보여주지 않으면 들이대지 않는다며 슬퍼했다. 한 마디로 테스토스테론의 종말. 이 시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멜 현정 윤희언니 모두 남자다운 남자는 어디갔냐고 통탄하였으나 집에 와 다시 생각하니 문제는 그 자리에 있는 우리 셋 모두 과연 전통적인 관점에서 여자다운가 하는 거였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반가워 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April 24, 2010 07:46 April 24, 2010 07:46


리더십

Posted at April 22, 2010 22:57//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온도가 높은 한 주가 지나가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좀 떨어져서 동네 불구경하듯(?) 관찰할 수 있는 입장이지만. 호호.

74년생 마크가 59년생 에드에게 언성을 높이는 장면은 역시 동양인 정서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람들은 농담으로 그래도 지난 번엔 귀는 하나 입은 둘이었는데, 이번엔 그나마 하나 있던 귀마저 어디다 버리고 왔다며 힘들어했다.

하지만 높이 살 점 한 가지는
일주일 내내 그리 계속 떠들 수 있는 그 에너지다.
하루 종일 한 칸도 떨어지지 않은 충전 표시등을 보여주는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지. (놀라워 정말)

APAC 팀 전체에서 한 명 빼고 모두 그보다 나이가 많다고 할 정도로 승진이 빠른 데는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dotty님이 올린 리더십 평가항목을 보면서 스쳐간 생각은 (원문 글은 여기)

1) '조직 피라미드의 위에 있다'와 '리더십이 있다'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 2) 내가 원하는 것이 조직 내에서의 성장(까놓고 말해서 초고속 승진 ㅋㅋ)이라면, 굳이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고자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저 영역 중 한 가지라도 확실하면 될 듯. 물론 평생 부족한 항목을 채워가며 완전체(?)가 되고자 노력해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단점을 보충하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빠르겠다.

April 22, 2010 22:57 April 22, 2010 22:57


가족됨과 부모됨에 대하여

Posted at April 19, 2010 01:48//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1. 잠깐 아기들 좀 안았다고 팔 아프다고 징징이는게 부끄럽다. 아 엄마, 엄마도 날 그렇게 물고 빨고 소중하게 키웠겠지. 일하고 싶은 거 하지도 못하고, 이 나이 먹도록 신경질이나 부려대는 딸년 키우느라고.

아기들에겐 타고난 본성 같은 게 있다. 유독 안아주지 않으면 줄기차게 울기만 하는 아이, 소리도 여릿하게 잘 들리지도 않게 울어서 안쓰러운 아이, 사람 손 안 타도 그저 순해서 자기 발이나 손 먹으면서 잘 노는 아이, 울다가도 손을 잡아주면서 괜찮다고 속삭이면 알아듣는 건지 울다가도 쉽게 그치는 아이. 다 자기 엄마 아빠의 어느 한 구석을 닮았겠지. 책임지지도 못하는데 너희를 이렇게 만든 부모를 원망해야 할까, 아님 생명은 그분 뜻이니 낳는 게 옳은 걸까. 가끔 사람의 삶을 살아낸다는 건 간단치 않은 일이다.  


2. 막내 이모가 자기 손을 넣은 채로 차 문을 닫아서 손가락 뼈가 으스러졌단다. 그 손을 하고도 셋째 이모 병문안을 매일 왔다는데, 같은 어미가 낳았는데도 어쩜 첫째부터 막내까지 그렇게들 성격이 다른걸까 웃었다. 이 글을 볼리 없으니 솔직하게 말하면, 막내 이모는 마흔줄을 넘고 대학 갈 아들을 두고서도 정말 곱고 예쁜데, 문제는 이런 식으로 자주 백치미를 자랑하시는 게 단점이다. 그러나 그런 예쁜 얼굴을 하고 똑부러지기까지 했으면 재미없었을거야.

큰아버지와 이제 그만 화해하시라고, 당신 성격이 그리 된 건 그리 키워서가 아니었겠냐고 하자 아빤 내가 모르고 있던 가족사를 말한다. 첫번째, 두번째 아들이 죽고 낳은 세번째 자식이었고, 그 다음 네번째 아들도 죽었다고. 그래서 너무너무 귀한 아들이어서 너무 귀하게만 키웠다고. 배려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거라고.


3. 당신이 왜 그런 사람으로 컸는지 다 알고 있으니, 지금 그 모습으로 사랑해 줄 수밖에 없는 가족. 그러나 본성이 울보 또는 순딩이었다고 해서 그 상태로 계속 나이를 먹을 순 없는 거다. 일흔이 되도록 성장하지 못하면, 마흔이 넘어도 늘 걱정투성이 막내면, 아무리 가족이어도 폐를 끼치게 된다. 그리하여 기타노 다케시 말처럼 누가 보지만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관계가 돼버리겠지.

사람이 어떤 본성을 지니고 태어나 잘 크고, 한 사회에 보탬이 되는 누군가로 자라난다는 게 갑자기, 새삼스럽게, 어이없도록,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가 된다는 건, 그 본성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관찰하고 또 관찰해서 키워줄 부분은 열심히 응원하고,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자극을 주고,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최대한 메꿔주는 일이 아닐까. 부모된 사람들이 아무리 그렇게 열심이었어도 절대 안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사람은 모여서 채우면서 사는 거고.

설날에 모인 가족을 앞에 두고 외할머니는 ‘다 내가 낳아서 이렇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 때는 그 말이 좀 웃기게 들렸는데, 오늘 갑자기 어,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깨달았다. 이토록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만들고 키워낸 울 은봉 여사님, 쫌 존경해요. 오래 사셔야 해.  

April 19, 2010 01:48 April 19, 2010 01:48


굳이 주커버그가 주장하지 않아도

Posted at April 14, 2010 01:22//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오늘 선배와 저녁 약속이 있었다. 워낙 익숙한 곳이어서 새로울 것도 불편할 것도 없는 장소인데, 다만 옆 테이블 손님이 거슬렸다. 얼핏 보기엔 그저 평범한 데이트인가 했다. 대화 내용을 듣지 않으려 해도 남자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자꾸만 대화가 우리 테이블까지 넘어온다.

종합하면 남자는 H고등학교를 졸업한 모 병원 의사. 과장. 유부남. 여자는 프랑스로 유학 갔다온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 미혼. 둘은 서로 집안끼리 알고 한 때 연애도 했던 사이. 남자 말투가 완전 경우 없고 질이 안 좋은게 빤히 보여서, 옆에서 보면 누가 봐도 저 남자 최악이야! 딱 보니 사이즈 나오는데 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인가, 인지하지 못한다니 신기할 뿐이다. 모르는 옆 자리 그녀 손을 붙잡고 아 저 남자와 얽히지 마세요 말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굳이 주커버그가 주장하지 않아도,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간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로 조금 공들여 검색하면 둘의 이름과 유부남의 와이프 이름 따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 정도의 오지랖과 정의감이 있을 리 없고, 누군가 polygamy를 옹호하는 삶을 살건말건 내 알 바 아니외다. 하지만 최소한의 조심성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파트너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이 더 먹으면 생각이 달라질런지 모르겠으나. 그 여자는 무슨 생각으로 결혼한데다 한 때 자길 좋아했던 남자를 1:1로 만나는 것이며, 남자는 있을 때 잘하지 놓쳐놓고 이제와서 뭐 어쩌자고 여잘 만나 자기 와이프와 장인장모 욕을 하고 있을까 싶었다. 낮말도 밤말도 들을 이가 참으로 많고, 세상은 갈수록 좁아져 가는데 겁도 없다.

April 14, 2010 01:22 April 14, 2010 01:22


Life Blossom

Posted at April 05, 2010 12:57// Posted in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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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소식을 단짝 친구에게 업데이트했다. 어짜피 바다 건너 다른 시간대에 있는 그녀에게 내가 전할 수 있는 소식은 파편일 뿐이지만, 나의 경험과 나의 취향과 나의 지향을 모두 아는 친구시니 덧붙여도 군더더기다.

그녀의 한 마디가 득도한 듯 느껴진다. 그대로 옮기면
”잘되라고 하면 호들갑 같고, 행복해.”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온통 핑크빛이었던 시작도 시간이 지나면 자주 바랜다. 그러니 과한 기대는 접어둔다. 우선은 이 순간 행복한 것이 우선이고, 그게 가장 중요하다.

 

2.

같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었다. 너의 value prop은 그게 아니라고 한다. 어짜피 얼굴 뜯어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예쁘지도, 몸매 뜯어먹고 살 수 있을만큼 치명적이지도 않으면 다른 것을 추구해야 맞나. 그 어느 것도 결정적이지 않은 내 상품가치. 후후,

전에도 썼었지만, 오래도록 어떤 얼굴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려면, 결국 답은 내 얼굴 자체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다. 내 생각과 태도는 결국 얼굴에 쓰인다. 정확히 10년 후에는 내 얼굴에 책임져야 하는데 큰일. 게다가 여자의 매력이 ‘지속가능하기’란 참 어려우니, 알고 싶어라, The secrets to aging well..

좀 다른 얘기지만, 키 큰 남자가 인기 있는 이유는 통상 그자들이 더 자신있고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의 매력은 키 자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정말 큰 사람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제대로 된, 큰 사람,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Wake up, girl.

April 05, 2010 12:57 April 05, 2010 12:57


불면의 밤

Posted at March 25, 2010 06:20// Posted in diary
1.

간만에 알콜이 들어가니 넋이라도 있고 없고.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뭐니 너. 한 시간을 못자고 깨서는 편두통과 위경련에 방을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이 예민스런 성격 고쳐야 할텐데, 나이를 먹어도 전학 간 초등학교 교실에서 배 아프다며 집에 가겠다고 떼쓰던 애는 내 안에 그대로다.


2.

예민한 내가 맘에 안든다고 했다가 완전 반대의 이야기를 적는다.

자극엔 역치가 있다. 뭔가 소중한 걸 느끼고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면서 살고 싶으면 함부로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극에 익숙한 채로 살지 않도록. 엄마표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다 한 끼 바깥밥을 먹으면 몸이 바로 반응한다. 야 이건 MSG 왕창 첨가 음식이잖아, 왜 나한테 이런 걸 넣고 그러니.

물론 이런 밥만 먹고 살면 스스로를 너무 예민하게 만들 수도 있어. 남들은 멀쩡할 때 혼자 탈나서 음식에 문제가 있다고 난리나면 살기 피곤하지 않겠냐는 말이지. 그치만 농약에 절인 음식, 조미료로 맛을 낸 음식을 알아볼 몸을 잃고 편히 썩고 싶진 않다.

그러니까 나는 그냥 예민하고 상처 잘 나는 상태로 나늘 두는 것이 나답다. 긴장 좀 했다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체기에 잠을 설쳐도 그게 나다우니까, 그냥 이대로 예뻐할거야.
March 25, 2010 06:20 March 25, 2010 06:20


몹시 현대적인 연애

Posted at March 24, 2010 00:47// Posted in inspiration/text
 
베이킹 재료 사러 마트갔다가 엉뚱하게 산 문고판. 제목이 도저히 안 집어올 수가 없다(!)
 
여튼 결론은 연애도 사랑하는 감정도 현대의 발명품이었더라. 이런 시대에 태어나 함부로 연모 따위 했다간 죽는 거였더라. 누군가를 만나서 애틋해지고 그와 살고 싶어하는 마음 따위 품어서는 안되는 거였다. 아무리 울고 짜고 힘드니 해도 신분이 다른 사람과 혼인했다고 죽여버렸던 시대와 지금의 고민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
 
세자인 남편이 이미 남편이 있는 여자와 사랑에 빠져 정신줄을 놨는데, 남편을 살리고자 친정 엄마와 상의해 임금 몰래 그 여자를 입궁시키고, 그 여자가 낳은 아이의 유모를 구해주는 에피소드에서는 악 소리가 나온다. 도대체 옛여자들은 어찌 그런 삶을 살아낸거야 새삼 놀라웁다. 경악하는 내게 그런 자리면 현대라고 뭐 다르냐고 묻는 엄마. 아 그러게. 하지만 사랑은 식어버리고 엘리제궁은 따분하다며 너나 가지라는 여자도 있긴 하잖아.
 
아무튼 몹시 건설적인 결론을 내리자면 마음대로 마음 주고 거둘 수 있는 현대의 삶이란 얼마나 다행한 것인지. 비록 그 마음이 내 마음대로 잘 안된다 한들 아무도 나를 죽이지 않으니 얼마나 좋아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제 죄를 용서해 달라는 청원이 도저히 안나오던 한 달이었지만, 시간을 길게 늘이고 거리도 좀 더 떨어져서 관찰하면 내 사건과 아픔 따위 아무 것도 아니어라. 내 지금 마음 쏟은 대상이 무엇이든 다 지나가리니, 부디 의미있고 재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찾으며 행복할 지어다. 삶이 정말 중요한 일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March 24, 2010 00:47 March 24, 2010 00:47


윤미네 집

Posted at March 16, 2010 01:03// Posted in inspiration/text

 

사진집을 이렇게 펑펑 울면서 보기는 처음이다. 1990년에 초판 1000부만 펴낸 뒤 절판되었는데 본 이들에게 알음알음 울림이 쎄서 헌책방을 뒤진 이들이 많았단다.

순간순간 카메라를 들고 자녀의 성장을 기록하는 아버지는 많겠지만 쉼 없이 꾸준하기란 어려운 일 일것이다. 게다가 결국 이렇게 책으로 묶기란 더욱. 사진은 그냥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을 뿐이다. (자라면서 사진속의 아이들이 그걸 사랑으로 느꼈을지, 아 우리 아빠 특이해, 귀찮아~ 이랬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엄마와 얘기했다 ㅎㅎ) 특히 부제를 보는 순간 맘이 쿵, 먹먹해져서 순간 모든 사운드가 꺼지고 적막해지는 느낌이었어.

어떤 의미에선 이번 주말의 독서는 내게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March 16, 2010 01:03 March 16, 201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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