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 Talk

Posted at March 14, 2010 23:03// Posted in diary

@ Take Urban

누구에게나 후시딘이 필요한 사건이 하나쯤 있다. 그 순간엔 무너지도록 충격적인 일도, 지나보면 덤덤해진다. 그리고 평범한 그 나이 또래라면 그럴 수도 있었던 거라고. 사실 그냥 어렸을 뿐이었고, 누가 누구를 상처 주고자 작정한 일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금요일 밤 짧게 현정이를 만났다. 목에 두른 스카프가 얘가 이제 정말 애가 아니라 아가씨구나 하는 인상을 받게 했다. 첫 사랑 이후 현정은 방어모드가 되었다고 했다. 마음이 가려는 순간 잘 잡아채서, 또 비슷한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이 이상 나가지 말자, 잘못되면 나만 힘들고, 이번에도 속단할 수 없노라고. 그런데 그렇게 맘을 잘 묶어둘 수 있게 되니 이제 연애는 있어도 사랑은 없다고 했다. 언니는 얘기만 들어도 힘들어 보이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내가 부럽다고도 했다.

부러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다. 남들 보기에 별 일 아닌 일도 결국 개인사에서는 개인적 부피로 힘든 일이 된다. 중요한 건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다루는 나의 태도니까. 그리고 이젠 누구를 함부로 손가락질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무척 나쁜 년이었던 순간이 있었으니, 지금 당신이 나에게 그런 순서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도.


@ Tasting Room

문희언니 완전 귀국. 블랙베리는 여전했지만, 뉴욕선 스노부츠 신고 지하철 타고 다니며 얼마든지 씩씩했는데, 와서는 사흘만에 넉다운되서 차 뽑아달라고 했다며 웃는다. 눈이 엄청 온날에도 한국 여자들은 힐신고 어머어머 하며 예쁘게 걸어가고 있었다고 짜증난다고도. 우리가 필리에서 만났던 게 벌써 10년 전이거든, 하는데 아 어른들도 이렇게 나이를 먹었던 거구나 생각했다. 우린 그대로인 것 같은데 시간은 가차없이 지나간다. 너처럼 길고 가는 애가 그 드레스 입어줘야 한다고 패션일 하는 티를 내는데, 난 언니 내가 뭐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난 스물여덟인가 우드앤브릭에서도 같은 상대를 두고 똑같은 소릴 했었다).


@  Artisee

윤정언니에게 새 사람이 나타났다. 흐흐. 나이도 디지게 많고 머리도 벗겨져 가는 주제에 애정결핍에다 언니에게 정말 상처만 주고 언니 자존감에 나쁜 영향만 준 그 아저씨. 다음 번이란 게 있을까싶게 언니는 계속 그를 붙잡고 기억을 꺼내며 놓치 못했었다. 그런데 완전 하늘에서 떨어진 그 분 ㅋㅋ 아놔 그런 밝은 표정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그가 나온 학교도, 하는 사업도, 타는 차도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중요하지 않았다. 언니에게 얼마나 다정하게 잘하는지, 얼마나 이야기가 통하고 따뜻한 사람인지, 얼마나 그 앞에서 평소대로 푼수를 떨고, 편하게, 언니답게 있을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언니는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가 잘 안들어 올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언제 이 손 놓칠까 불안한 사람을 어떻게 평생 잡고 있냐고 말했다. 어쨌든, 올해 형부 덕에 예쁜 바다로 스킨스쿠버 하러 가야되능거 아니니. 요트도 타고 그 맛있다는 피자도 먹어주고. 언니가 그렇게 계속 밝은 표정이었음 좋겠다. 시간을 충분히 써서 축하하고 열심히 들어주지 못한 거 같아 미안. 진짜 언니 웃는 얼굴 보는 거 너무너무 좋거든. 평생 계속 그렇게 웃었으면 좋겠어. 언니는 내가 세상에서 젤 부러워 하는 웃는 얼굴을 가졌으니까, 인류를 위해서 웃어야 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릴 하며. ㅎㅎ 둘다 항공수요의 영향을 받는데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것도 잘 맞을 것 같아. 언니가 공개해주기 전, 내 탁월한 검색 능력으로 어찌 생기신 분인지 다 보았음. 언니에게 온 봄을 축하해. :-)

March 14, 2010 23:03 March 14, 2010 23:03


Pursuit of Happiness

Posted at January 29, 2010 13:12// Posted in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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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해들어 아주 사소하고 푼푼하며 부스러기 같아도 행복감을 느낄 때마다 메모를 하며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내가 언제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인지를 나 스스로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리스트를 적어나갈 수록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는 건, 나는 사회가 말하는 성공에서, 부나 승진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내 보스는 대리 승진했을 때가 가장 신났다고 하던데, 기억해보면 난 승진 메일을 받았을 때 아주 덤덤하고 아무렇지도 않았다. 엄마 아빠가 좋아하니 나도 좀 좋은가 싶었을 뿐. 설사 일과 목표를 테이블에 올리고 만난 사이여도, 작은 회사의 대표님들이나 대학생들과 만나 별 거 아닌 수다와 격려를 나누고, 당신이 잘 될 거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뒷모습을 보며 인사할 때가 정말 좋다. 내가 하는 일의 일부가 그들에게 작아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2.

유치하고 뻔하고 민망하지만, ‘늘씬한’, ‘예쁜’, 따위 수식어가 붙은 상태로 내 이름을 불러줄 때 행복하고, 한성은 대리 (혹은 부장 ㅋㅋ)이라고 불릴 때보다 그냥 성은, 멜, 언니, 누나, 혹은 한성은 ‘님’으로 불릴 때 좋다. 퇴근 시간에 맞춰서 엄마가 버튼을 눌러둔 전기장판이 깔린 침대로 기어들어갈 때 완전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싶고, 샤워하고 해피바스 바디로션을 바를 때 완전 행복하다. 내가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으면서 좋아라하고, 문지영과 함께 필라테스 할 때 지영처럼 탄력있는 몸매처럼 될 날이 올까 난 왜 이토록 무근육일까 싶으면서도 산뜻하고 기분좋다. 엄마가 해 준 밥, 혹은 집밥과 비스무리하게 정성껏 차렸다고 느껴지는 식당밥을 먹을 때 행복하고, 흑설탕 스크럽으로 목욕할 때, 집 꾸밀 때, 미싱이나 뜨개질 할 때 행복하다. 내가 낳은 애도 아니건만 싸이에 올라오는 엄마 된 선후배들의 애기 사진 보면서 빙싯빙싯 웃고 앉았고, 아저씨들이 영상통화로 애기들이랑 통화하는 거 볼 때 완전 따뜻하고 좋다. 다들 전장에서는 날을 세우고 칼을 갈지만, 집에 가면 완전 팔불출에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게 축복스럽다. (좋은 아빠/엄마가 되려면 일 잘 하는 건 당연한 거다!)


3.

(과연 지인들이 동의해 줄지는 모르겠으나 ㅋㅋㅋ) 내가 성취나 성공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결론이 잘못됐을까? 몇 년 전까지는, 내가 받은 것이 있으니 사회에 몹시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내게 맡겨진 일은 돌뎅이 같은 책임감을 갖고 무조건 잘 해내야 한다고 부담을 느꼈었다. 하지만 내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 내게 가치로운 것이 다른 방향이라면 나는 그런 쪽에서 에너지를 찾으며 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별 일 없는 한 주였지만, 어이없게 잘 잤고(!), 잘 먹었고, 행복한 순간이 불안하고 힘든 순간보다 길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건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정말 중요하다.

January 29, 2010 13:12 January 29, 2010 13:12


얘들아, 고마워

Posted at January 28, 2010 18:51// Posted in diary

만나기로 한 시간을 10분 남겨두고 쓰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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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이는 구글에서, 정근이는 넥슨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못 올 것 같다고 메일에서 백만번 울던 은영이는 가고 싶다던 컨설팅펌에서 야근 중. 영부는 얼마전 마이크로소프트 R&D에서 인턴을 시작했고, 끝나면 유학 계획. 신상이는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이 됬다고 한다. 예쁜 윤지는 컬럼비아에서 공부 잘 하고 있니? 묵묵한 기범이는 뉴질랜드에 있댔는데 이 글을 볼리는 없을 거 같다.ㅋㅋ 세미와 성환이는 여전히 사랑스런 커플이고, 이번 대회에 다시 나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아무튼 이매진컵 이집트 국가대표팀(?) 중 셋이 테헤란로에서 서식하고 있다니 반가워~!

나는 자꾸 당신들보다 몇 년 더 일찍 태어났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당신들의 에너지에서 내가 배우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그대들이 알까 몰라. 얘들아, 고마워.  

January 28, 2010 18:51 January 28, 2010 18:51


Babies

Posted at January 23, 2010 23:22// Posted in diary

1.

4월에 개봉 예정이라는 다큐.
흐뭇흐뭇 웃게 된다. ㅋㅋ 완전 귀여워.


2.

지난 주 목요일인가, 잠들랑말랑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다.
오성미 차장님네 아가가 옹알옹알 전화기 너머로 말을 하는데 ㅋ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고, (무언가 말을 하긴 하는데 의사 전달은 안되는 상황 ㅎㅎ)
아 요새 애들은 핸드폰에 관심이 많다더니 엄마 전화로 아무거나 눌러보고 있는거구나 상황만 파악. 엄마가 되면 저런 말들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
January 23, 2010 23:22 January 23, 201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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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으로 망해본 경험

Posted at December 01, 2008 17:57// Posted in inspiration/people

1.

이번 주에 업데이트 될 엔써미의 길연 대표님과 JP 이사님의 인터뷰에서 나왔던 한 마디가 잊혀지지 않는다. 두 분 다 공통으로, 엔써미 이전에 다른 회사를 창업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같은 맥락의 대답을 하셨다.

“잘 망했죠.”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터이니 후에 동영상을 통해서 봐 주시옵고. :-)

그 날 이후 계속 ‘잘 망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Spark 파티 이후 몇몇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생각은 이어졌다. 사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둘로 분류한다면, 성공적으로 망해 본 경험을 자산으로 쌓은 사람과, 그 경험에서 상처만 남긴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 게다. 말하자면 나는 후자에 가깝겠다. 하지만, 그나마 철 없을 때 사업한답시고  돈도 잃어보고 사람도 잃어 본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과는 몹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나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가 심한 문화를 갖고 있다. 도전을 앞에 둔 사람을 응원하기보다 안정을 지향하라고 가이드 하는 광경은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럴 수록, 잊지 말자. 어떤 찬란한 성공만큼이나, 성공적으로 망해본 경험 또한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잘 망한(?) 여러 사람들의 경험 위에 흔치 않은 성공이 얹혀 있다는 걸 우린 자주 잊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어리면 어릴 수록, 많이 시도하고 방황하고 실패해 봐도 된다고 허락되었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특권이며, 주변에서 뭐라고 떠들어 대건, 보낸 날이 남은 날보다 많아져 버린 루저 같은 어른들이 하는 말이니 그냥 씹으면 될 지어다.

수많은 시도 중에 성공으로 기억되는 건 소수일지니, 잘 망해본 경험도 열심히 발굴하고 주변에 나눠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하여 말 많은 여러 사람들, 좀 더 겸손해 져야 할 게다.

고 정주영 회장님 자주 했다던 그 말을 기억하면서.

‘해보기나 했어?’

2.

약간 다른 종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과거 없는 현재는 없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더라? 웃기지 말자. 요새 독특하기 그지 없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너무 뜨고 있어서 조금 기분이 이상한데 (특히 이바닥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듯), 눈코에서 드럼치던 기하씨 없이 이런 밴드가 하늘에서 뚝 떨어질 리 없다. 내 기억에 02년부터이니, 햇수로만 7년. 예전엔 이런 뭐랄까 능글함(?) 같은 거 전혀 없는 청년이었는데 ㅋㅋ 나의 독특함이나 셀링 포인트, 강점을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결론은, 해보고 나서 이야기하자는 거. 지금 이 순간 무척 성공한 듯, 뜨고 있는 듯 보이는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거다. 혹은 지금 이 순간 지지부진해보이는 당신의 모습이, 몇 년 후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 실패에서, 경험에서 배우는 사람이 되어 보자꾼아.

December 01, 2008 17:57 December 01, 2008 17:57


수학, 과학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

Posted at November 21, 2008 22:47// Posted in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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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태가 정말 심각한 우뇌형 인간이었다. 중고딩 내내 오직 수학 과외만은 쉬지 않고 받았는데도 결국 틀렸던 문제는 죄다 수1에 집중되어 있었다. 반면 언어나 외국어 같은 건 남들은 이걸 왜 틀리는 걸까 이해가 안되게 그냥 이게 답인 거 같아, 하고 풀면 그게 답이었고. 날 구원해 주지 못한 과외 선생님은 결국 수학으로 박사까지 받고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동갑이지만 몇 개월 먼저 태어나 내게 오빠로 불리우는 사촌은 과학고에 가고, 물리 올림피아드인가 뭐 그런 종류의 상을 받고 서울대에 갔다. 난 이 오빠와 나를 늘 비교하며 괴로웠던 것 같다. 모의고사 본 날, 고등학교 교장이던 큰아버지가 전화하셔서 점수를 물으시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던 그 눈물나게 속상하던 기분. 그치만 내내 수학 문제집만 쌓이게 풀어봐도, 점수는 별 차이가 없었다. 시험을 볼 때면 숫자들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면서 이 한 바닥에서만 몇 문제나 틀릴까 하며 두려웠다.

나는 왜 이렇게 공부를 못할까..(아직도 그렇겠지만 이과 가는 애 = 공부 잘하는 애라는 등식이 있었으므로)라고 매일 생각했다. 아직도 과학고를 나와서 KAIST를 가거나 한 사람들을 보면 조금 무섭달까, 나랑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달까, 아무튼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운동하면서 내내 생각했다. 내가 하필 이바닥으로 흘러와서 수많은 좌뇌형 인간들과 부대끼게 된 게 내 이런 컴플렉스랑은 상관 없을까? 하고. 엔써미 이바닥인터뷰 / 간담회에서도 생각했다. 아 이 사람들 학교 다닐 때 수학과학 얼마나 잘했을까, 대단해…하면서 바로 우러러(?) 보이는 그런 기분. 취미로 수학 문제를 푸는 사람들과 한 팀에서 일하게 될 거라고는, 내 평생 상상도 못해봤다!!!  나와는 다른 뇌구조(?)를 가진 사람들로 가득한 이 곳.

새삼스럽게, 당신들이 존경스럽다.

November 21, 2008 22:47 November 21, 2008 22:47


에이전시가 사랑한 클라이언트

Posted at November 03, 2008 02:58// Posted in diary

1.

홍마왕님 말씀하시길, 사람 찾을 때 에이전시 쪽 레퍼런스 체크를 하면 정확하다고 했다. 사람은 좋은데 일은 별로 못한다던가, 업계에 몇 안되는 훌륭한 마케터라던가 등의 평가가 외려 같이 일한 팀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나온다고.

비슷한 맥락에서, 에이전시가 사랑한 클라이언트라면, 제대로 된 회사가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금요일 광고홍보 워크샵에서 민화언니와 나눴던 대화를 곱씹는다. 클라이언트의 브랜드를 정말 내 브랜드처럼 사랑하기가 어디 쉬운가효. 내 점빵의 브랜드도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완전 켈로그와 ELCA Korea에 대해 재평가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코코볼 노래 좋다고 했다가 경쟁사라고 버럭하시며, 곡물이야기 먹으라고 완전 강요하시더라는. 거의 한 대 맞을 뻔했다 ㅋㅋ) 에이전시가 이렇게 충성도(?)를 보이는 클라이언트라면, 제대로 일하는 회사가 맞을게다.

한편 반성해봐야 한다. 나는 저편에서 보기에 어떤 클라이언트일까. 헐렁하고 멍청한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제대로 된 1년 캠페인 브리프조차 없이 일하고 있는 이 모습, 절대 부끄러울 일이다.

 

2.

FMCG를 해본 사람은 FMCE도 잘 할 수 있을까? 혹은 반대의 경우는? 우리는 거의 모든 인더스트리가 패션 산업화 되어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Fast Moving’부분이 필연적으로 강조 된다. 그러나 저 ‘Fast’의 엄청난 폭풍 안에 있다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자세한 건 숫자를 뽑아봐야 알겠으나, 거의 모든 인더스트리에서 제품 교체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스쳐간다. 혹은 모든 게 특별할 것 없이 일상재화 되어 가는 세상이라니, 좀 싫기도 하다. 싫증이 이리도 빠른 현대인들을 만들어 낸 죄를 고하며, 하느님 제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컨수머 마켓이 훨씬 재밌겠어요. 부러워요. 한 편 으아 저렇게 짜친 것 까지 신경써야 된다고? 하며 놀라기도 하고. 언니 왈, 그런 반응이 맞바로 오는 브랜드의 예로 ‘레고’를 든다. 광고 집행 그래프와 매출 그래프가 바로 따라간다시며. 와 재밌겠어요. 그 재미는 좋은 대신 진짜 재미는 적지. 야 도대체 몇 개를 팔고 팔아야 니네 회사 소프트웨어 한 카피 가격이 나오는거냐.

무튼 즐거웠다. 이컴즈 @ 테헤란 모임 추진할까봐. 그나저나 벌써 이 회사에서 일한지 1년이 되어 버렸다. 흑.

November 03, 2008 02:58 November 03, 2008 02:58


First Things First

Posted at October 21, 2008 23:31// Posted in inspiration/daily life

중요한 일은 재미없고 지루하시며 끈기를 요구할 때가 많고
재미있는 일은 한 철 장사로 끝나버리기가 무지 쉽고
그 재미를 어떤 ‘큰 일’로 지속시키기가 어렵다.

나를 흥분시키고 소명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일,
그러나 말하자면 우선 순위는 낮은 일과
중요하지만 우선 순위가 높고 급한 일 사이에서
아 하기 싫어 정말!! 을 외치고 있는 내가 한심하여

반성모드로 쓰는 짧은 초딩 일기.

October 21, 2008 23:31 October 21, 2008 23:31


행복

Posted at October 13, 2008 01:07// Posted in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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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눈을 뜨자 방안이 온통 햇빛으로 가득했다.
이불 속에 둘둘둘 말린채로, 아웅, 하느님 감사합니다- 일부러 소리내서 말해봤다.

나이 먹는 건 친구를 잃어가는 과정일까. 언제부턴가 주말에 친구들을 불러내려면 큰 맘 먹고 약속을 잡아야 한다. 우리는 각자 아이를 키우거나, 유학을 준비하거나, 월화수목금금금 일을 하고 있거나 등의 이유로 몹시 바쁘고, 그나마 시간이 나더라도 ‘결혼 적령기 여자가 애인을 만나 데이트 하는 일’보다 우선 순위가 밀리므로 만나기가 쉽지 않다. ㅠ_ㅠ (라고 위안하지만 사실 내가 따야….ㅋㅋ)

결국 혼자 놀기 참 잘해요 모드. 서울대병원에서 창덕궁 가는 길이 이렇게 좋았었는지 버스 유리창에 이마 박으며 졸던 시절에는 몰랐지. 사실 일한 건 서너시간도 안 될 거다. 단골 타르트가게, 쥬얼리 가게, 옷가게를 차례로 순회하고 나니 어둑어둑 밤이 되었다. 교문 생김부터 거리모습까지 완전히 변해버렸는데 다들 안 없어진 게 용하다.

자꾸만 얻은 것, 가진 것보다 잃은 것, 못 가진 것이 커보인다. 인간이니까. 하지만 오늘은 일부러 자꾸 고맙고 감사하다고 소리내서 말해 보았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October 13, 2008 01:07 October 13, 2008 01:07


유머감각이 곧 능력

Posted at October 04, 2008 19:23// Posted in inspiration/people

동영상하고는 별 상관 없는 글. 배경 음악과의 절묘한 조합을 자랑한다. ㅡ_ㅡV

요새 들어 유머감각이 꽤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고 말은 몬하지만 요새 일주일 간격으로 만나고 있는 C모 대표님. 음.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하나. ㅋㅋ 난 이 아저씨 볼 때마다 아 저 등치에 저 유머감각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웃겨 죽갔다. 물론 갈수록 스트레스풀한 상황이 되어가니 그 유머감각이 점점 빛을 잃고 있는 듯도 하지만. 대체로 이 분 불타는 개그혼을 주변에 발산 못해 안달난 종족으로 분류된다. ㅎㅎ

회사에서 떠오르는 얼굴은 일명 인삼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영웃김 차장님과 제이킴. 역시 매일매일 새로운 개그를 시도하는데 10개 던지면 한 개쯤 성공할까 말까? ㅋㅋ 늘 안웃긴다고 억지로 =_= 심각한 표정 지어드리지만, 그대들 덕에 소녀 웃는 날이 많사옵니다.

뭐 그리 엄청나고 대단한 일 한다고, 이마에 내천자 긋고 앉아서 심각하신가. 즐겁지 않으면, 마음이 부르지 않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일도 사랑도, 나는야 너무 심각한 게 흠이야.

가벼워지자꾸나.

October 04, 2008 19:23 October 04, 200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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